[내일신문] '나홀로 주민' 취미생활 함께, 일상활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3-23 09:06
조회
499
'나홀로 주민' 취미생활 함께, 일상활력↑
성동구 마장동 '1인가구 지원센터'지역자원 연계, 온동네가 지원동참
2023-03-15 12:22:48
"마티스 뭉크 피카소 명화에 색을 입히는 건데 물감을 어떻게 조합할까 생각하는 시간이 너무 좋아요. 엄마들하고 서로 묻기도 하고…."
서울 성동구 마장동 주민 이혜경(75)씨가 최근 즐겨 찾는 놀이공간 겸 작업공간은 1인가구지원센터다. 우연히 방문했다가 '인생 취미'를 발견해 출근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씨는 "자녀를 여의고 나니 시간이 많아졌다"며 "매일 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는 데마다 이야기하는데 다들 부러워하다 못해 샘을 낸다"며 웃었다.
15일 성동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문을 연 1인가구지원센터가 주민들 일상에 활력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체 가구 가운데 43.6%에 달하는 1인가구 5만8154세대가 건강한 삶을 살도록 응원하는 동시에 1인가구 증가로 인한 사회문제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공간이다. 282㎡ 규모에 강의실 공유주방 그림마루 등을 갖추고 있다.
혼자 사는 주민들이 건강하고 균형잡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몸 마음 관계 재무 환경 5개 영역을 챙긴다. 신체건강 분야에서는 건강습관 형성을 돕고 운동습관 설계를 지원한다. 다이어트 활동가를 양성해 자신만의 기법을 전파하는 등 지역사회 활동을 연계한다.
미술 심리상담과 그림마루 공간을 활용한 색 입히기(컬러링), 미술심리상담, 청년 중장년 노년이 함께 하는 세대통합 프로그램 등은 마음건강을 챙기는 과정이다. 중독치료 상담과 회복 과정도 구상하고 있다.
원예활동을 지원하는 '나를 꽃피우당', 음악교실 '땅가띵땅', 건강식단 교육과 실습 '모두의 식당' 등은 여가문화 활동을 통해 관계망을 형성하도록 돕는 '성동당당'이다. 청년과 중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행복한 밥상'과 '건강한 밥상'은 관계건강을 위한 과정. 안전과 환경 분야에서는 1인가구 안심물품 지원, 새활용 재활용(업사이클 리사이클) 사업을 준비했다.
7개월여만에 3000명 가량이 센터를 찾았고 400명 가까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무엇보다 취약계층 여부나 연령대와 무관하게 누구나 찾는 공간이 됐다. 구 관계자는 "노년에 가까운 중장년이나 비자발적인 1인가구, 경제적으로는 복지관 등에 가지 않아도 되는 주민들이 주로 찾는다"며 "다양한 공공복지시설 틈새를 메우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자원을 발굴, 동네 전체가 1인가구 지원에 동참하는 효과도 얻고 있다. 이혜경씨가 참여하고 있는 색 입히기가 대표적이다. 동네 미술관이 제공한 밑그림에 색을 칠하면서 생활 속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찾도록 돕는다. 미술관에서는 필요한 물품을 기부하거나 저가로 판매한다.
굳이 마장동까지 방문하지 않아도 집과 일터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버려지는 원목을 활용한 목공예는 용답동 공방과 함께 진행 중이고 뚝섬에 위치한 사회적협동조합은 회원들에 공간을 제공한다.
음식을 만들며 그림을 그리며 소통을 시작한 주민들이 곧 1인가구 고립감을 더는 이웃이 된다. 구는 동아리나 자조모임을 꾸리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2~3년 뒤에는 자신의 경험과 재능을 기부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사회적 여건과 가치관 변화로 1인가구가 날로 증가하고 있고 정책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연령별 성별 계층별 맞춤형 정책을 통해 1인가구가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